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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삶 2021. 1. 1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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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매경

 

CEO 심리학] 일이 탄탄대로? 새옹지마? 욕구따라 달리보이게 마련


    주식을 해 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상황에서 고민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주식에 관심이 있는데 그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이제 반등할 때가 되었으니 살 것인가 아니면 더 떨어질 수도 있으니 좀 더 기다리겠는가. 같은 맥락이지만 반대 종류의 고민도 있을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이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팔 것인가 아니면 좀 더 기다려 더 큰 이익을 볼 것인가?

    사실 이런 식의 고민은 투자와 회수, 전진과 후퇴, 모험과 안정 추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여기에는 흥미로운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단순한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 지금 나의 조직이 어떤 생각을 더 강하게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쉽게 빠질 수 있는 심리적 함정을 되돌아보게 한다. 오늘은 이를 한 번 알아보자.

    캐나다 퀸스대학의 지리준 교수와 베이징대학의 장지용 교수 연구팀은 수년 전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서양인과 동양인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각각 캐나다와 중국 대학생들에게 언제 주식을 매도 혹은 매수할 의향이 더 큰지를 물어봤다. 그 결과 캐나다인들은 하락장에 더 많이 매도하고 덜 매수하려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 하락 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상승장에서 더 많이 매도하고 덜 매수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상승장에서는 그 추세가 앞으로 꺾일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경향은 두 나라의 경력 3~4년의 주식 거래 전문직 종사자들에게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연구자들의 해석은 이렇다. 일반적으로 서양의 관점은 직선적 세계관으로 불린다. 지금까지 특정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높고 증가 혹은 감소하는 것 역시 앞으로도 그런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의미한다. 하지만 동양적 세계관은 순환적이라고 보통 이야기한다. 쉽게 말하자면 이른바 새옹지마(塞翁之馬)다. 따라서 지금 좋아지거나 나빠지고 있는 무언가는 조만간 나빠지거나 좋아지는 반대의 추세를 언제든 보일 것이라는 생각에 가깝다. 그래서 주식 매도와 매수에 있어서 문화차가 관찰된 것이다. 물론 연구자들의 해석이고 추론이지만 상당히 근거 있어 보인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직선적 혹은 순환적 세계관이 그 문화의 전형적인 동기(motivation) 상태가 무엇인지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동기는 접근과 회피 동기로 구분이 가능하다. 접근 동기는 바라거나 소망하는 것을 취하고자 하는 욕구를 의미하며 회피 동기는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것을 피하거나 막아내고자 하는 욕망이다. 기존 연구들을 종합하면 접근 동기가 강한 사람과 문화는 상대적으로 직선적 세계관을 더 갖는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나쁜 일이 지속될 때보다는 좋은 일이 계속될 때 더 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반면 회피 동기가 강한 쪽은 순환적 세계관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 역시 좋은 상태가 지속될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이는 이 시대의 리더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언가를 취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지닌 사람이나 조직은 현재의 좋은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과대한 낙관을 지니기 십상이다. 아마도 과도한 모험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이나 조직은 현재의 상태가 조만간 끝날 것이며 따라서 필요 이상의 조심스러움으로 현재의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할 때 그 예측에 얼마나 큰 편향이 존재하는가를 확인해 보는 중요한 잣대로 오늘의 이야기를 사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의 조직이 무엇을 가지려 하는 욕구가 더 강한지 아니면 무언가를 피하려 하는 경향이 더 큰지를 확인해 보면 미래를 필요 이상의 낙관 혹은 비관으로 보는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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