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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株 줄줄이 신고가 본문
대한제당·일신방직…자산株 줄줄이 신고가
한국밸류·신영자산이 콕 찍었던
일신방직, 1년새 주가 2배 껑충
대한제당·DI동일·대한화섬 등도↑
가치주 펀드 수익률 가파른 상승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 17% 달해
성장주에 밀려 오랜 기간 부진했던 전통 중소형 ‘자산주’들이 줄줄이 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일신방직(95,300 +0.63%), 대한제당(32,600 +3.49%), 대한화섬(135,000 +1.12%), 아세아(115,000 -2.54%), 강남제비스코(29,150 -1.52%) 등이 대표적이다. 신영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국내 가치투자 하우스들이 몇 년간 펀드를 통해 사놓은 종목들이다. 전통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자산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저PBR’주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가진 자산은 많은데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종목들이지만, 최근 금리 상승에 지수가 횡보를 이어가자 가치주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가치투자 하우스 ‘픽’ 고점 돌파
일신방직은 1일 0.21% 오른 9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3월 말 4만950원으로 역대 최저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올 들어 상승폭은 18%에 달한다. 지오다노, 바디샵 등 알짜 자회사를 보유한 국내 상위권 방직업체인 일신방직은 신영자산운용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이 종목은 시가총액이 2287억원(1일 기준)이지만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이 7000억원이 넘어 대표적인 저평가 가치주로 꼽힌다. PBR은 0.3배 수준이다.
설탕 및 사료 제조 업체인 대한제당은 최근 주가가 3만원을 넘어가며 사상 최고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3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엔 3만32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3월 1만30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140%가량 올랐다. 대한제당도 가치투자 하우스들이 한때 많이 보유했던 대표적인 종목 중 하나다. 지난달 주식분할과 무상증자 등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DI동일(옛 동일방직)도 올 들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지난해까지 5% 이상 보유하며 선호했던 주식이다. 작년 코로나19로 5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주가가 계속 움직이지 않다가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상승률은 18%에 이른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PBR이 올랐지만 아직도 0.66배 수준인 대표적 저평가 자산주다.
이외에도 대한화섬, 강남제비스코, 만호제강(19,800 0.00%), 아세아, 유성티앤에스, 베뉴지(2,020 -0.98%), 한일철강(2,465 +0.41%), KISCO홀딩스(17,100 0.00%) 등 PBR 0.3배 안팎의 종목들이 최근 1년 고점을 형성했거나 넘어섰다.
가치주 펀드 약진
전문가들은 가치주가 시장 금리 상승과 경기 회복 전망을 등에 업고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로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지만 올해는 실적 장세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면서 자산가치가 탄탄한 종목들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치주 펀드 수익률도 가파르게 회복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가치주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8.5%로 50개가량의 주요 테마별 펀드 중 수익률 톱4에 들고 있다.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을 웃돈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가 올해 17% 수익을 낸 것을 비롯해 한국밸류10년투자(16%), 베어링가치형(11%), 신영밸류고배당(10%) 등이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년간 성장주 강세 속에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는 물론 해외 주식형 펀드에도 수익률이 계속 뒤처졌지만 최근 역전에 성공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일찍부터 올해 가치주 강세를 예상해왔다. 보통 성장주는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가 약한 경기침체기에 높은 수익률을 내지만, 가치주는 반대로 경기 전반적인 개선 기대가 커질수록 좋아지는 흐름을 나타냈다.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졌다는 점도 가치주로 눈길을 돌리게 하는 이유다. 원주영 신영자산운용 마라톤가치본부장은 “올해 가치주 장세 사이클은 내년까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가치주는 바닥에서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시장이 알아주기 시작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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