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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시 성장주 하락 본문
금리 상승시 성장주 하락
LG화학, 최고점 대비 16%↓
셀트리온·삼바도 10%대 하락
최근 한 달 보험·은행주는 강세
출처 : 한국경제
최근 주식 투자자의 관심은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에 모아지고 있다. 금리 급등이 증시에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공포’라고도 부른다. 경기회복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자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초저금리 상황에서 미래가치를 당겨와 현재 주가에 반영하며 급등한 성장주는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미국에서는 대형 기술 중심의 나스닥 조정, 국내에서는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주의 급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미·중 성장주 흔들
9일 코스피지수 하락세를 이끈 것은 배터리, 바이오, 플랫폼 기업이다. 지난해 유동성 랠리를 주도했던 종목이기도 하다. 시가총액 3위 LG화학은 3.26% 내린 86만1000원에 마감했다.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달 5일(102만8000원) 대비 16.2% 하락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최근 한 달간 각각 13.4%, 14.3% 하락했다. 반면 보험, 은행, 철강은 강세다. 최근 한 달간 업종 상승률 1~3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성장주의 약세가 더 두드러진다. 테슬라는 최근 한 달간 33.7% 급락했다. 엔비디아(-18.7%), 애플(-14.4%), 넷플릭스(-11.8%)도 일제히 떨어졌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대표 성장주인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닷컴 등의 하락률이 10~20%에 달한다.
美금리 1.6% 근접
성장주가 하락하는 것은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주는 당장의 실적보다는 미래의 기대가치를 반영해 주가가 형성된다. 반면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의 산물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가치주와 경기민감주의 투자 매력이 커진다.
이 때문에 가치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서장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금리 상승의 배경은 경기 회복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리 상승의 속도다. 최근 성장주 낙폭이 확대된 것은 금리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1.7% 정도까지는 괜찮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1.59%까지 올라왔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월 말만 하더라도 1.071%였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급등했다. 이 같은 상승 속도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013년 5~6월 양적완화 축소 때보다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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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진정시킬 주체도 없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7일 전까지 시장에 구두 개입을 하지 못한다. 블랙아웃 기간이다.
변동성과 조정국면
국내 증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고 있어 국내 증시에 불리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코스피지수가 크게 조정받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하락할 때마다 2950선에서 지지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가적인 악재가 나오면 28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그동안 강한 지지력을 보여줬던 60일 선에 있다”며 “어디로 방향을 잡을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주가 반등할지 여부는 두 가지 이벤트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오는 17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상승세를 진정시키는 언급이 나오면 성장주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 다음달 시작되는 1분기 실적 발표도 중요하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상승을 이겨낼 만큼의 실적이 나오면 성장주가 다시 오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환경에 맞춰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같이 성장주와 가치주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삼성증권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추천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는 성장주와 가치주의 면모를 모두 지녀 대응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고밸류’ 주식보다는 ‘저밸류’에 관심을 둘 때라고 조언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하락 국면에서 은행, 보험, 철강, 건설 등 경기 민감주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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