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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삶 2020. 7. 3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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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31 금요레터

이번 주 당신이 바빠서 흘린 이슈, 줍줍이 주워 드려요🛒

[공시줍줍]
전화 한통으로 수익률 80%장안의 화제 현대로템 CB
한진칼 워런트 SSAK3 작전...휴지조각이 될지라도  
[뉴스줍줍] 
 주식 광풍? 다시 보자 '루보 사태'
[공시요정]
티웨이항공/SPC삼립/SK/넥스트아이/이노메트리

[공시줍줍]전화 한통으로 수익률 80%…장안의 화제 현대로템CB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동수단인 지하철과 KTX를 만드는 곳 현대로템. 최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현대로템과 관련 '임원ㆍ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라는 제목의 공시가 우수수 쏟아졌는데요!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란 현대로템의 경영과 관련해 내부정보를 자세히 알 수 있는 임원 또는 10%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주요주주가 주식에 변동이 생길 경우 해당 내용을 모든 주주들에게 자세하게 알리는 공시.
 
723일 하루에만 20의 공시가 올라왔어요. 공통점은 하나.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 권리를 행사해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는 내용인데요. 전환사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시줍줍]유상증자 쏴리~ 대한항공의 '애프터서비스'를 참고해주세요!

현대로템 CB, 17000원대 주식을 9750원에 가질 수 있는 권리
현대로템은 지난 3월 이사회를 열어 회사운영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24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기로 했어요. 투자자입장에서 CB의 핵심은 이자율과 전환가액.
 
현대로템 CB의 이자율은 3년만기에 3.7%. 나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 높은 수익률도 아닌 그럭저럭. 하지만 전환가액이 9750이라는 점이 포인트. 나중에 현대로템 주가가 얼마가 되든 1주당 9750원에 주식으로 바꿔달라고 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것이죠.
 
현대로템이 CB 발행을 결정했던 3월에는 코로나19 영향과 장기간에 걸친 실적 악화로 주가가 좋지 못했어요. 실제로 CB를 발행하기 직전인 319일 주가는 8850까지 떨어졌거든요. 현대로템은 당시 주가상황을 반영해 전환가액을 9750원으로 결정했어요.
 
하지만 이후 수소차 등 친환경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2분기 실적이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면서 주가가 올랐어요. 급기야 전환가액을 최종 확정할 당시(65) 이미 16000원대까지 올라선 상황. 16000원짜리 주식을 9750원에 확보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로 시장에 출시된 거예요. 당연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상품.
 
특히 현대로템 전환사채는 애초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청약 우선권을 주는 주주배정방식이었지만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가 청약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많은 물량이 일반투자자들에게 풀렸어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덕분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쟁률도 높아서 2400억원 모집에 무려 7조원이 몰렸죠.

청약을 통해 현대로템 CB를 사간 투자자들은 지난 17일부터 자신이 거래한 증권사에 전화한통 하거나 지점을 방문해서 전환청구권 행사, 즉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달라고 할 수 있게 됐는데요.
 
729일 기준 주가는 17550! 전환가액보다 무려 7800원 더 높은 금액!
 
당연히 현대로템의 CB를 산 채권자들은 3년을 기다려 3.7% 이자를 받기보단 지금 당장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이득! 그래서 현대로템 CB에 투자한 회사 임원들부터 우수수 주식으로 바꿔달라고 신청한 거죠.

실제 주식을 받기까지 주가 유지해야 수익률 보장
17550원짜리 주식을 9750원에 살 수 있으니 수익률은 무려 80%. 투자금을 지불한 날짜(617)를 기준으로 보면 단 한 달여 만에 이정도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죠.
 
다만 모든 CB 투자자들이 80%의 수익률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어요. 주식전환을 신청한 시점과 실제 주식으로 받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거든요.
 
줍줍이가 현대로템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보니 "731일부터 주식전환 신청 건수를 집계하고 815일 전후로 주식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결국 CB 채권자가 717일부터 지금까지 주식전환을 신청했다면 실제 주식을 받기까지 최소 15~30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요.
현대로템 CB 전환청구기간 2020 7 17 ~ 2023 5 17
①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의 전환청구분은 합산해 해당월 말일까지 상장 완료
② 16일부터 말일까지의 전환청구분은 합산해 다음달 15일까지 상장 완료
관건은 투자자의 증권계좌로 실제 주식이 들어올 때까지 현대로템의 주가가 계속 이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죠.
 
다행히(?) 시장의 전망은 좋아요. 신한금융투자 황어연 애널리스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256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최소 15300원으로 잡았어요. 15300원이어도 당연히 주식으로 바꾸는 게 이익!
 
풋옵션 없고 콜옵션만 있는 현대로템 CB
투자자분들이 알아야할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 바로 현대로템 CB에는 풋옵션은 없고 콜옵션만 붙어있다는 점이에요
*풋옵션(put option): 투자자들이 회사에 CB를 빨리 되사달라고 할 수 있는 권리
*콜옵션(call option): 회사가 투자자들이 보유한 CB를 빨리 되사들일 수 있는 권리
현대로템은 주식전환청구권 행사일(717) 이후부터 15일 이상 주가가 전환가액(9750)140%(13650)를 웃돌면 회사가 아직 상환하지 않은 CB를 거둬들일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을 붙였어요.
 
보통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투자자의 손해를 덜기 위해 풋옵션이 붙는 사례는 많아도 현대로템처럼 콜옵션만 붙어 있는 경우는 드물어요!
 
물론 현대로템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돈이 부족해서 CB를 발행한 만큼 콜옵션을 행사해 조기상환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여요. 다만 투자자입장에선 나중에 주가가 지지부진해도 조기에 회사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이 없으니깐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바로 지금! 주식으로 전환하고자하는 욕구가 높겠죠.
 
결국 현대로템 CB에 투자한 사람들 대다수가 주식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상황! 현대로템 입장에선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게 이자도 덜 나가고 좋아요. 또 투자자들이 대거 CB를 주식으로 바꾸면 현대로템 재무제표에도 도움이 돼요. 채권은 재무제표 상 (부채)에 해당하는데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자본으로 바뀌어요.
 
갑작스런 물량폭탄..CB 투자하지 않는 주주들은
대로템 주주들 중에선 CB에 투자한 사람도 있고 주식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요. 주식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한꺼번에 많은 CB가 주식으로 바뀌게 되면 갑작스런 물량폭탄ㅠㅠ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어요. 무려 현대로템 기존 발행주식(8500만주)22%에 달하는 2462CB의 주식전환으로 인해 추가로 늘어나거든요.
 
17000원대 주식을 9750원에 확보한 CB투자자들은 당연히 주식전환 즉시 이익실현을 위해 팔려고 할 때고, 결국 매물이 쌓이고 쌓이면 주가는 하락압력을 강하게 받을 수 있어요. 또 발행주식수가 늘어나면서 그만큼 기존 주식가치도 떨어지게 되죠.
 
현대로템의 CB는 분명 CB투자자들에겐 함박웃음을 가져다주는 존재. 다만 현재 고공행진 중인 주가에는 당분간 악재가 될까요? 아님 물량부담을 버텨내고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까요? 이상, 현대로템 CB의 관전 포인트였습니당
보라✏️

[공시줍줍]한진칼 워런트 SSAK3 작전...휴지조각이 될지라도
지난 17일 공시줍줍에선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인기가 높았던 이유를 알아봤는데요

경영권분쟁중인 상황에서 한진칼 BW에 붙어있는 W(워런트, 신주인수권증권)를 확보하지 않으면 지분경쟁에서 밀릴 수 있고, 따라서 조원태 회장 측과 그 반대편에 서있는 주주연합의 신주인수권 확보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점. 그래서 공시줍줍은 이 내용을 또 다루게 될 거 같은 예감이 팍팍 든다는 내용. 예감은 틀리지 않았어요.
 
3자 주주연합(강성부펀드+반도건설+조현아)이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렸네요. 주주연합은 지난 23일 한진칼 신주인수권을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했어요. 같은 날 조원태 회장은 자신이 가진 한진칼 주식 중 70만주를 농협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200억원을 대출받았다는 공시를 했어요. 주식시장에선 조 회장도 주주연합에 맞서 신주인수권을 확보할 실탄을 비축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어요.
 
안녕하세요 신주인수권 삽니다
먼저 주주연합의 공개매수 선언 내용을 보면요.

<선언문>
아아~! 3자 주주연합에서 알려드립니다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산 투자자 여러분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신주인수권증권 우리가 SSAK3(싹쓰리) 하려고요.
가격은 1개당 25000원씩, 120만개 한정수량으로 삽니다
늦게 오시는 분은 못사드려요. 저희의 제안에 관심 있는 투자자 여러분은 
723일부터 812일까지 연락주세요. 이상!
한진칼 BW에 붙어있는 신주인수권은 한진칼 주가가 앞으로 얼마가 되든 말든 무조건 182500원의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 이 권리를 행사하면 회사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서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해요. 주주연합은 이런 권리를 25000원에 사겠다고 한 거예요. 상가 매입때 건물·토지 가격과 별도로 매겨지는 권리금같은 성격!
 
25000원이란 가격은 한진칼이 BW를 발행할 당시의 이론가격(15751)이나 주주연합이 공개매수를 선언하기 직전 시장에서 거래된 평균가격(22084)을 모두 훌쩍 뛰어넘어요. 즉 주주연합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권리금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것이죠. 경영권분쟁이 아니라면 주식시장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에요.
 
다만 현재 한진칼 주가수준에선 주주연합이 원하는 대로 주인수권증권을 확보하더라도 곧바로 행사(한진칼에게 주당 82500원에 새 주식을 발행해달라고 요구하는 행위)로 이어갈 가능성은 낮아요.
 
한진칼 주식 1주를 825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25000원에 사는 것인 만큼, 주주연합이 신주인수권을 활용해 한진칼 주식 1주를 확보하려면 총 107500(82500+권리금 25000)이 들어요.
 
일단 권리만 킵! 시간과의 싸움
29일 한진칼의 주가는 85700.
 
만약 이 상황에서 주주연합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85700원짜리 주식을 107500 들여 사는 셈. (특히나 주주연합은 이번 신주인수권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아서 확보. 대출이자까지 감안한다면 107500원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서 사는 셈)
 
주주연합이 공개매수로 신주인수권 120만개를 1개당 25000원에 사고(300억원), 이를 행사해서 한진칼 주식 120만주를 1주당 82500원에 산다면(990억원), 1290억원이 필요해요

같은 수량의 주식을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산다면 1000억원 가량이면 충분한데 200억원 이상 웃돈을 주고 살 리 만무하죠. (물론 주식대금을 현금이 아닌 사채권으로 대납하는 방법(사채대용납입)이 있지만 실익이 크다고 볼 수 없어요)
 
따라서 주주연합은 공개매수로 신주인수권증권을 일단 확보해두고, 앞으로 시간이 흘러 한진칼 주가가 107500원 아니 그 이상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과의 싸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에요. 이를 통해 조원태 회장 측을 압박하며 지분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이죠.
 
조원태 회장이 대출금 200억원으로 신주인수권을 사더라도 똑같은 조건이에요. 조 회장이 신주인수권을 확보하더라도 당장 행사해서 지분을 늘리긴 어려워요. 대신 경영권분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상대편이 혹여나 신주인수권을 행사에 지분을 추가 확보하려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맞불' 작전 성격이죠.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만기는 202363일까지 앞으로 3 남았어요. (투자자들이 사간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한진칼이 되사올수 있는 조건(콜옵션)은 없어요.)
 
결국 앞으로 3년이란 시간, 만약 한진칼 주가가 지금 이 수준보다 크게 오른다면 양측은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지분을 추가 확보하겠지만, 만약 지금 수준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주주연합이나 조원태 회장 어느 쪽이 보유하는 신주인수권도 아무런 효용가치 없이 그냥 휴지조각이 될 거에요. 양측 모두 신주인수권 확보 경쟁에 쓴 돈만 날리게 되는 셈이 되죠.
 
물론 예외는 있어요. 경영권분쟁상황에선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주식이 부족한 만큼 주주연합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신주인수권을 행사, 한진칼 주식을 더 확보하려는 무리수를 둘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금여력이나 펀드(강성부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서 만들었음)투자자들의 반응 등을 감안하면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둘 수 있을까요.

BW투자자는 행복한 고민
한편 경영권분쟁 당사자들과 달리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어요.
 
한진칼 BW는 만기이자율 3.75%를 보장하는 동시에 신주인수권도 같이 붙어있어요. 따라서 주주연합에 25000원을 받고 신주인수권을 팔아도 여전히 만기이자율 3.75%를 보장받는 채권은 그대로 유지.

또한 혹여나 회사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거나 채권만기까지 가지고 있어도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BW를 회사에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조건(풋옵션)도 있어요.
 
한진칼 BW에 붙은 신주인수권이 앞으로 경영권분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계속 가져 보아요.
수익✏️

[뉴스줍줍]주식 광풍? 다시 보자 '루보 사태'  
올해 대한민국 주식 시장에는 '광풍'이 연이어 불고 있고 있어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던 3월에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던 4월에는 '원유 레버리지 ETN'가 뜨거운 감자였는데요. 최근에는 삼성중공업 우선주(삼성중공우)를 필두로 각종 우선주들의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죠.
 
이렇게 과열된 종목에 투자하기 전, 꼭 다시 살펴보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과거 사례가 있어요. 아직까지도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루보 주가조작 사태' 이야기예요.
 
루보? 루보가 뭐야
루보는 여러 기계에 들어가는 베어링 부품을 만드는 작은 회사였어요. 1978()한도양행으로 설립, 1996년에 사명을 루보로 변경하고 2001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죠.
 
무슨 일이 있었어?
루보가 증시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2006. 당시 루보는 2006년 3분기 기준 매출액 54억원, 영업이익 2억2000만원 적자를 기록했어요. 투자자들이 그다지 매력을 느낄만한 기업은 아니었죠. 2006101일 기준 주가는 1185원에 불과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루보 주가가 쭉쭉 오르기 시작했어요. 갑작스러운 주가 급등을 의심한 한국거래소가 루보측에 주가가 오를만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주가가 급등할 만한 사유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죠.
 
루보 주가 상승세는 폭주기관차처럼 멈추지 않았어요. 2007416일 주가는 51400원을 기록했어요. 6개월 만에 주가가 43배나 오른 거죠.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뭐야?
당연히 경영 실적이 극적으로 개선됐거나, 엄청난 기술을 개발해 가치가 오른 건 아니었죠. 루보 주가 급등 뒤에는 소위 '작전세력'이 있었어요.
 
다단계 업체 제이유 그룹의 부회장 김모씨 형제는 200610월부터 몇몇 주가 조작 전문가와 결탁하고 '작전'에 들어갔어요. 우선 상호저축은행과 사채업자 등을 이용해 자금을 끌어모았어요. 투자설명회를 열어 수백명의 투자자들도 모집했죠. 주식 계좌 수익률을 보여주며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유혹하는 방식이었어요.
 
이렇게 모은 자금만 약 1500억원. 작전세력은 풍부한 자본금으로 루보 주식을 마구 사들였어요. 금융 당국의 눈을 속이기 위해 700여개의 차명계좌까지 동원했죠. 시중에 유통되는 루보 주식 물량은 점점 줄어들었고, 주가는 계속해서 상승할 수밖에 없었어요.

루보 주식은 결국 어떻게 됐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루보 주가는 개인투자자들을 유혹했어요. 눈먼 자금이 계속 유입됐고, 주가는 더욱 상승하고, 이걸 보고 다른 투자자들도 뛰어들었죠. 일확천금의 욕심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사이에 작전세력은 모았던 루보 주식을 조금씩 팔며 차익을 실현했어요.
 
투기판에 마지막까지 남은 건 개인투자자였어요. 어느새 작전세력은 빠져나가고, 개미들끼리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열심히 끌어올렸죠. 하지만 최고가를 경신했던 2007416일 장 마감 후 루보 주가 조작 세력을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다음날부터 루보 주가는 거짓말처럼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루보 주가는 11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200710월에는 2000원 아래로 떨어졌어요. 주가가 43배 폭등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딱 1년 걸린 셈이에요. 그 사이에 루보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건 말할 것도 없죠.
 
지금 루보 사태를 돌아보는 이유는 뭐야?
요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형태가 루보 사태 당시와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에요. '주식으로 돈 좀 벌었다'는 주변 이야기에 혹해서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것 말이에요.
 
물론 루보 사태의 책임은 주가 조작 세력에 있어요.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루보 주식을 사기 전에 주력 제품은 무엇인지, 연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적자를 보진 않았는지 조금만 공부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겠죠. '묻지마 투자'는 도박과 다를 바가 없어요.
 
개인 투자자를 유혹하는 주가 조작 행위는 주식 시장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거예요. 당장 루보 주가조작을 주도했던 김모씨만 해도, 8년형을 선고받고 지난 2015년 출소한 뒤 또 다시 주가 조작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있었거든요.
 
그러니 주식투자는 기업을 잘 살펴보고, 이것저것 따져본 뒤 해야죠(줍줍을 꼼꼼하게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잘못된 투자로 발생하는 모든 손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라는 걸 절대! 잊지 마세요.
승현✏️

티웨이항공: 유상증자 중단후 갈 곳 없어진 신주인수권
티웨이항공이 회사 운영에 필요한 돈 5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실패로 끝남. 주가하락으로 처음 계획한 조달규모(642억원)보다 줄었는데도 결국 성공하지 못한 것. 유상증자가 실패한 결정적 이유는 티웨이항공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지분율 58.3%)가 증자에 참여할 돈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 티웨이홀딩스가 자신의 지분율만큼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하려면 234억원이 필요했지만 60억원어치(25.6%)만 사겠다고 했음. 티웨이항공의 일반주주들은 86.8%가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최대주주가 일반투자자보다 더 많이 실권하면서 결국 증자 실패.

상장회사 투자자들이 꼭 알아야할 한 가지!
티웨이항공은 신주인수권증서(정해진 가격에 돈을 주고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매수해 청약일까지 보유한 사람들에겐 따로 보상한다고 밝힘. 상장회사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할 때는 증자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 주주들에게 의무적으로 신주인수권증서를 할당해야함(비상장회사는 의무사항 X). 이런 제도를 둔 이유는 통상 유상증자 신주는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하고, 증자 후 늘어난 주식으로 인해 주식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에게 보상 차원에서 하는 것. 증자 참여 의사가 없는 주주들은 자신에게 배정된 신주인수권증서를 청약일 (통상 5일간) 전에 시장에 내다팔아서 손해를 만회할 수 있음. 문제는 이들이 내다판 신주인수권증서를 산 사람들. 티웨이항공처럼 회사가 일방적으로 증자를 중단하면, 신주인수권증서를 돈 주고 산 사람들이 낙동강 오리알신세가 됨. 신주인수권증서를 사놓고도 정작 신주를 인수할 방법이 없어졌기 때문에 회사가 대신 보상하는 것
 
 
SPC삼립: 과징금 291억원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SPC삼립에게 과징금 291억원을 내라고 명령함(SPC그룹 전체에 매긴 과징금은 647억원) SPC삼립의 과징금 액수는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3227억원)의 9.03%이며, 작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연결기준 영업이익(469억원)의 62%에 해당.

공정위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7년 동안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파스쿠치 운영), 에스피엘(냉동 빵반죽·아이스크림 제조), 비알코리아(베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 운영) SPC그룹 계열사들이 판매망 및 계열주식 저가양도, 상표권 무상제공 등의 방법으로 SPC삼립에게 총 414억원의 이익을 제공했다고 밝힘.

SPC삼립 주주들이 꼭 알아야할 한 가지!
'SPC그룹 계열사들은 다른 회사 놔두고 유독 SPC삼립에 지원을 몰아줬느냐'는 것. SPC삼립이 그룹 내 유일한 상장회사여서? NO!

공정위는 "SPC삼립의 주식가치를 높인 후 허영인 회장의 2세들이 보유한 SPC삼립 주식(지분율 23.62%)을 지주회사(파리크라상) 주식과 교환하려는 목적으로 지원을 몰아준 것"이란 설명. 2세 승계를 위해선 최종적으론 지주회사 파리크라상의 주식이 필요하지만, 더 많은 지주회사 주식과 교환하기 위해선 우선 SPC삼립의 주식가치를 키워야 유리하기 때문. 공정위의 이러한 설명에 SPC그룹은 "SPC삼립은 총수 일가 지분이 적고 상장회사이므로 승계 수단이 될 수 없다며 반박했고, (과징금이 부당함을 대응하기 위한) 법적대응을 신중한 검토하겠다고 밝힘.

다만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인해 SPC삼립의 기업가치 변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보다 더 깐깐해진 가운데 SPC그룹이 향후 2세 승계 수단으로 어떤 방법을 쓸지 여전히 관심. 공정위의 설명대로 2세들이 보유한 SPC삼립을 지주회사 파리크라상 주식과 교환용으로 본다면, SPC삼립의 주식가치를 키워야 승계에 유리하다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

 
SK·넥스트아이·이노메트리: '' 다르고 '' 다른 공시내용
SK2차전지 검사장비업체 이노메트리를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SK, 이노메트리, 이노메트리의 최대주주 넥스트아이까지 3개회사가 관련 공시를 줄줄이 냄.

M&A 관련 사실여부를 알리는 공시는 행간을 읽는 것이 중요!
SK: 이노메트리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음. 사실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함. (한국거래소가 답변을 요구하지 않았는데 본인들이 먼저 발표함)

이노메트리·넥스트아이: 아직 확정사항은 없음. SK가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사실 아님(한국거래소가 답변하라고 요구하자 발표한 것)

종합하면 SK가 이노메트리 인수하는 건 사실무근(강한 부정). 그러나 넥스트아이가 자신들이 보유한 이노메트리 지분을 어딘가에 팔려고 한다는 점은 현재진행형. 단지 상대방이 SK가 아니라는 내용일 뿐. "SK에게 매각하는건 아니지만 매각 자체는 검토 중이고, 아직 다른 곳과 계약서 도장을 찍은 상황은 아니다"는 것. 넥스트아이와 이노메트리는 한달 후 828일까지 다시 한 번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답변하겠다고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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