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해외 훈련길 막혀
제주지역은 벌써 예약 동나
경남·전남 등도 녹록지 않아
골프장 있는 팀은 그나마 다행
일부 선수들 '몸 만들기' 열중
김효주·이정은·임희정·이소영 등
체육관에서 근력운동에 집중
제주지역은 벌써 예약 동나
경남·전남 등도 녹록지 않아
골프장 있는 팀은 그나마 다행
일부 선수들 '몸 만들기' 열중
김효주·이정은·임희정·이소영 등
체육관에서 근력운동에 집중
제주 롯데스카이힐CC
수도권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한 스윙 코치는 “해외 출국이 자유로웠을 땐 골프장들이 전지훈련 단체팀을 서로 유치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날짜가 임박해 갑자기 금액을 올리는 ‘갑질’도 여러 번 당했다”며 “3~4개 골프장을 타진한 끝에 겨우 한 곳과 극적으로 합의해 장소를 구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주는 ‘풀부킹’…경남에도 자리 없어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A골프장 관계자는 “사실 골프장은 선수들의 방문을 반기는 편이 아니다. 선수들이 지나간 곳은 ‘디벗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어 보수하는 데 손이 많이 간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단체 손님이라 객단가를 낮추는 등의 혜택을 줘야 해 지금처럼 영업이 잘되는 시기엔 더더욱 반기기 어렵다”고 했다.
바늘구멍을 뚫고 제주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건 최혜진(21), 김세영(27), 유해란(19) 등이 소속된 ‘이경훈 사단’과 롯데골프단 정도다. 제주는 따뜻한 날씨와 숙박 시설 등이 고루 갖춰져 있어 코로나19 창궐 후 전지훈련지로 인기였다. 롯데골프단은 모기업이 운영하는 롯데스카이힐CC가 있어서 베이스캠프 설치가 가능했다. 이경훈 스윙 코치가 이끄는 선수들은 사이프러스CC에 짐을 푼다.
박현경(20)과 안송이(30)의 ‘이시우 사단’은 경남 고성노벨CC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이시우 코치는 “해외 훈련이 어려워지면서 제주 쪽에 골프장을 알아봤으나 빈자리가 없었다”며 “다행히 숙소와 훈련 시설이 잘 갖춰진 고성노벨CC를 찾아 훈련하게 됐다”고 했다.
김아림(25), 이재경(21) 등 ‘김기환 사단’은 경남 창원의 용원CC로 향한다. 함정우(26), 문경준(38)이 있는 ‘염동훈 사단’은 동부산CC에 어렵사리 캠프를 마련했다.
김효주 등 톱랭커 몸 만들기 ‘올인’
국내에 머무는 선수들에게 매년 인기였던 전남 골프장은 골프 아카데미들이 1년 전부터 자리를 선점하는 바람에 새 팀이 들어갈 틈이 없다. 그나마 신생 골프장 등에 자리가 있는 정도인데, 이마저 아마추어 골퍼가 몰리고 있다.실전 감각을 키우기보다는 ‘몸 만들기’에만 열중하는 선수들도 있다. 김효주(25)와 ‘핫식스’ 이정은(24), 이소영(23), 박상현(37), 임희정(20) 등이다. 김효주와 박상현은 집과 체육관을 오가며 근력을 키울 계획이다. 이정은과 이소영은 다음달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전남 해남의 트레이닝 캠프를 찾아 2~3주간 근력 운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임희정은 집이 있는 경기 서평택에서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을 오가는 것으로 전지훈련을 대체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세계 1~3위 고진영·김세영·박인비 불참…LPGA 개막전 '반쪽대회' 전락?
입력2020.12.27 18:07 수정2020.12.28 00:24 지면A35
코로나19로 선수 대거 귀국
톱10 중 한국선수 5명 빠져
톱10 중 한국선수 5명 빠져
< 금의환향 고진영 > 올 시즌 4개 대회에만 출전하고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금왕에 오른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연합뉴스
고진영은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뒤 국내에 머물며 스윙 교정 등 개인 훈련을 할 계획이다. 고진영은 두 달 넘게 국내에 머물면서 미국 무대 복귀 타이밍을 잡기로 했다. 고진영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은 “고진영이 다음달 22일 열리는 LPGA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십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내 복귀 소식을 알린 한국 선수는 고진영뿐만이 아니다. 세계 랭킹 3위 박인비는 지난 21일 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참가한 뒤 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세계 랭킹 10위 박성현(27)과 지난해 LPGA 신인왕 이정은(24) 역시 귀국해 자가격리 중이다.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고진영과 마지막까지 선두 경쟁을 펼쳤던 세계 랭킹 2위 김세영도 다음달 초 귀국할 예정이다.
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통상 겨우내 미국에 머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한국보다 날씨가 따뜻한 데다 연습 여건도 좋기 때문.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상황을 바꿔놨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자 선수들이 앞다퉈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 골프계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대회가 두 개밖에 없는 데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자 선수들이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며 “선수 대부분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이나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이 열리는 4월께 복귀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