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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들 "일단 HUG 보증이라도 받겠다" 본문
[e대한경제=김현희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자체 자금으로 버티기에 돌입한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일단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이라도 받자는 분위기다. HUG와 주금공의 보증이 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중은행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도 1~2주 내 PF 자금 시장의 경색이 풀리지 않으면 HUG와 주금공도 한시적으로 보증 조건 등을 완화할 계획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지역 A시행사는 한 캐피탈 업체의 대출 만기를 1개월 더 연장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3개월이나 6개월도 아니고 1개월 연장하는 것도 겨우일 정도다. 다음달 만기에는 다른 방법을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A시행사와 관련 시공업체는 지금이라도 HUG 보증 등을 신청하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HUG와 주금공 보증을 받은 사업장은 은행 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들은 신규 PF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지만 HUG와 주금공이 보증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문을 열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공공 보증이 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적극 참여하라고 최근 지도한 상태다.
시중은행들은 현금성 자산이 1조원 이상인 대형 건설사의 보증도 대출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금성 자산이 두둑한 대형 건설사들이라면 어느 정도 안정성이 보장됐다는 판단에서다. 리파이낸싱은 이미 분양된 사업장에 한정해서 추진키로 했다. 리파이낸싱은 원래 취지대로라면 기존 대출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추가금리를 감안하고서라도 진행해야 한다. 건설업계는 일단 시장금리에 맞춰서라도 리파이낸싱만이라도 가능토록 해달라고 건의할 계획이다.
리파이낸싱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맞춰서 한다. 최근 CD금리는 4% 이상 수준인 만큼 최저 5~6%부터 시작한다. 그래도 대출이 안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일부 사업장들은 자산유동화전자사채(ABSTB)의 수요조사를 통해 연 8% 이상의 금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차라리 엄격한 자금관리 심사를 받는 HUG 보증을 받고 은행 대출이라도 알아보자는 것이다.
HUG의 보증요건은 시공순위 최대 700위 이상이다. 주금공은 최대 200위 이상이다. 주금공이 시공순위 요건에서는 더 엄격한 편이다. HUG는 자금관리 심사를 엄격히 보는 편이다. 금융당국은 주금공의 이같은 요건에 대해 1~2주간 자금시장 상황을 살핀 후 완화할 계획이다. 2주 내에 PF 대출 관련 자금시장이 풀리지 않으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1~2주 내의 자금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단 기존 요건으로 진행한 후 그래도 경색됐다면 (시공순위 등) 보증 요건을 완화할 것"이라며 "채권안정펀드도 일단 신용등급 AA- 이상의 ABCP를 받아준 후 그래도 어려우면 요건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처음부터 곧바로 완화하지 않으면 1~2주 내에 부도위기에 처하는 사업장이 속출한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당장 인천 송도 개발지역만 해도 자금이 돌아가지 않아 곡소리날 판인데 1~2주 상황을 지켜보자는 건 무책임하다"며 "HUG와 주금공의 요건을 신속히 완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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