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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판 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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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대들보를 몰라본 죄
서화동 논설위원기자 구독
입력2023.08.02 18:02 수정2023.08.03 00:34 지면A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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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들보는 많은 보 가운데 가장 굵고 튼튼하다. 위로는 중보와 종보를 받치고, 아래로는 기둥을 통해 무게를 분산한다. 들보와 직각 방향으로는 다양한 크기와 높이의 도리가 가로놓이는데, 보와 도리 위로 복잡한 구조물들이 꼭대기까지 이어진다. 마침내 맨 위의 마룻대(상량대)를 올릴 땐 상량식을 성대하게 거행하고 상량문을 마룻대에 직접 쓰거나, 종이나 비단에 적은 상량문을 마룻대에 홈을 파고 봉안했다. 오늘날 고건축의 창건·중수·중건 내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상량문 덕분이다.
무량판 포비아' 확산…"선진국도 많이 쓰는 공법, 부실시공이 문제"
'무량판 아파트' 수난시대
정부, 전문기관 투입해 전수조사
25만 가구 대상 내달까지 점검
필요 땐 2017년前 준공단지 포함
건설업계 "제대로 설계하면 안전
모든 단지 문제처럼 보일까 우려"
정부, 전문기관 투입해 전수조사
25만 가구 대상 내달까지 점검
필요 땐 2017년前 준공단지 포함
건설업계 "제대로 설계하면 안전
모든 단지 문제처럼 보일까 우려"
○인력 집중 투입해 점검 기간 단축
통상 3개월이 걸리는 점검 기간을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춘 민간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2개월 이내로 단축할 방침이다. 점검 결과를 국토안전관리원이 확인하도록 하는 이중장치를 마련해 주민 불안을 최대한 해소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력을 충분히 투입해 다음달까지 점검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불안감 해소를 위해 무량판 구조를 특수구조 건축물로 분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오진 국토부 차관은 이날 “안전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무량판 구조를 특수구조 건축물에 포함해 보다 안전한 설계와 특별점검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무량판 구조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철저한 관리와 시공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의 ‘특수구조 건축물 대상 기준’에 따르면 특수 구조물로 지정되면 구조의 특수성을 잘 아는 전문가가 설계와 시공, 감리 등에 참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모든 과정에서 더 안전한 시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대로만 시공하면 안전 문제 없어”
건설업계에서는 무량판 구조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무량판 구조는 수평 지지대인 보를 빼고 수직 지지대인 기둥만으로 넓은 상판인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지지하는 방식이다. 기둥이 슬래브를 버틸 수 있도록 전단보강근을 넣는 설계가 필수적이다. 그만큼 보다 정밀한 설계와 시공이 필요한 공법이다.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도 설계상 오류에서 비롯됐다.건설업계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가 모두 잠재적인 부실시공 단지로 낙인 찍힐까 봐 우려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는 층고가 제한된 고층 단지에 많이 적용하는 공법이고, 제대로 설계하고 시공하면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며 “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가 모두 문제인 것처럼 여겨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관리 감독을 통해 설계·시공·감리를 진행한다면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콘크리트 구조 전문가인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무량판 구조는 선진국에서도 널리 쓰이는 일반 공법으로 제대로 된 설계와 설계대로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기둥이 슬래브를 뚫는 현상은 전단보강근 추가 등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도 “소비자가 넓은 공간을 원하다 보니 무량판 구조가 아파트 건설에 적용되고 있다”며 “전단보강근과 같은 안전 조치가 준수돼야 하고 감시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기열/김소현/심은지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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